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피노키오가 묻는 말


이 책은 그림도 있고, 글씨도 큼지막하게 적혀있으며 글의 문단 간격도 넓어서 어린이를 위한 책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은 어린이동화를 가장한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야, 두려워하지 마. 넌 계속 너였단다. 넌 앞으로도 너 일거야.’ 등의 말들은 마치 사회에 처음 적응해 가며 점점 자신의 진실한 모습 대신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에 맞춰 바뀌어가는 현대 사회초년생들의 모습에 대해 말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분명 나인데, 점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을 느낄 때 요정의 저 대사를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도 하였다. 또한 요정이 거짓말을 한 피노키오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피노키오의 코를 늘렸을 때 피노키오는 마음이 알싸해짐을 느끼며 “코가 늘어나는 길이만큼 내 마음도 상처를 입었어요.”라며 “이렇게 가혹한 벌을 받으면 제 버릇이 고쳐지나요?”라고 반문한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청소년과 어른들이 꼭 한 번은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가끔 어른들은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또는 이 아이의 잘못된 점을 고쳐주기 위함이라며 아이들을 심하게 혼내거나 또는 때리기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행위는 이 아이의 행동은 일단 고쳐지겠지만, 아이는 그 행동이 잘못된 이유를 정확히 모른 채 그저 처벌이 무서워 그 행동을 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잘못된 점이 많다.​​​​​​​이 책은 내용도 길지 않고 우리가 흔히 아는 동화인 ‘피노키오’의 내용을 다룬 책인 만큼 쉽게 읽힐 것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다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
거짓말에도 온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만큼, 내 마음은 충분히 자랐나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성숙이란 무언가에 대해 내 마음의 눈금이 촘촘해지는 것 이라고 추천하는 글에서 말한다. 성숙한 사람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악이든, 선이든, 어떤 감정에 대해서든 눈금이 10개쯤 촘촘히 박힌 마음의 자로 바라본다고요. 반면에 덜 성숙한 사람은 고작 두세 개의 눈금만 가지고 바라보기 때문에 날카롭고 예리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어릴 때는 누구나, 거짓말을 해서 코가 길어지고, 놀기 좋아해서 당나귀가 된 피노키오를 보며 딱히 의문을 가지거나 의아해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이것을 빌미로, 거짓말하면 공부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봤지? 하며 겁주기 딱 좋다. 하지만 자랄 만큼 자란 지금, 마음의 눈금이 조금씩 촘촘해진 우리에게 피노키오의 물음이 들린다. 코가 늘어나는 길이만큼 내 마음도 상처를 입었어요. 가혹한 벌을 받으면 버릇이 고쳐지나요? 라고 말한다. 피노키오가 묻는 말 에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궁금증, 그때 미처 못다 한 말을 피노키오가 이어 간다. 원작을 기본 뼈대로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원작과는 달리 피노키오를 1인칭 화자로 삼아 어리석을지 모르나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솔직하고 진실한 답으로 우리 마음의 눈금을 촘촘히 늘려 줄 것입니다. 어쩌다 일찍 커 버린 어린 어른, 늙은 아이에게 마음이 성장하고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이 깊어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글쓴이의 말
그린이의 말
피노키오, 이름을 얻다
눈물을 선물받다
꼭두각시 인형 극장에 가다
인형 조종사에게 잡히다
도둑을 만나다
나무에 매달리다
요정을 만나다
꾐에 넘어가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새를 만나다
마부를 따라가다
당나귀로 변하다
바다에 빠지다
제페토를 다시 만나다
집으로 돌아오다
선택의 문 앞에 서다
추천하는 글